이미 젊은이들에게 예의와 범절이 사라진 시대는 오래다. 불법과 편법이 판치는 세상. 이미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학교는 진정 학생들에게 예와 도를 가르쳐야 한다.


한문학자 장유승의 길에서 만난 고전 : 2012년 7월 4일

얼마 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속칭 일제고사가 실시되었습니다.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평가하여 교육과정 개편에 참조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학교와 학생의 서열화를 조장하고, 이로 인해 오히려 사교육을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에서 공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살인적인 무한경쟁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알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자의 스승이기도 한 송나라의 유학자 정이천(程伊川)이 교육과정 개편을 주장한 글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학교는 예의를 우선하는 곳이니, 매달 시험을 치러 경쟁하게 하는 것은 결코 가르치는 도리가 아니다. 바라건대 시험을 과제로 바꾸고, 학습 능력이 미진한 사람이 있으면 교관이 불러다 가르치되 성적의 높고 낮음은 다시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현명한 사람을 대접하여 도덕을 지키는 천하의 선비들을 불러들이며, 합격자를 줄여서 이익으로 유인하는 폐단을 없애야 한다. 번잡한 절차를 생략하여 맡은 일에 전념하게 하며, 올바른 행동을 장려하여 풍속을 도탑게 해야 한다. 학생이 학업에 전념하도록 물질적으로 지원하고, 유학하여 견문을 넓히도록 해야 한다.”

예로부터 국가는 교육에는 관심이 없고 평가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교육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고 효과도 늦게 나타나는 반면, 평가는 그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빠른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육이 사라지고 평가만 남는다면 편법과 부정을 써서라도 경쟁에 이기려는 풍조가 생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경쟁만을 앞세운 학교 교육의 폐단으로 지금도 수많은 학생들이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평가하는 곳이 아니라 가르치는 곳입니다. 학교가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출처 : TBS FM '열린아침 송정애 입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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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fe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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