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자 장유승의 길에서 만난 고전 : 2012년 7월 2일

복날이 다가오는 이맘때가 되면 으레 보신탕 논쟁이 벌어집니다. 찬성하는 쪽은 문화상대성을 내세우며 우리의 오랜 풍습이자 기호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하고, 반대하는 쪽은 도축과정과 위생상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반려동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수십 년 동안 논쟁이 계속되었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데, 최근에는 육식 전반에까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랜 옛날부터 개를 즐겨 먹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를 먹는 문제를 둘러싼 논란 역시 유래가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전래로 개고기는 다른 고기에 비해 불결하다는 관념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개고기를 금기시했고, 도교에서도 개고기가 수명을 단축시킨다 하여 먹지 않았습니다. 유교 경전에는 제사에 개고기를 쓴다고 되어 있지만, 개고기를 터부시하는 뿌리깊은 관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제사에 개고기를 쓰지 않았습니다. 이밖에도 개를 먹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당(唐)나라의 술사 손사막(孫思邈)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개는 의리가 있는 짐승이다. 그런데 의리가 없는 사람이 도리어 개를 잡아먹는다.” 주인에게 충성하는 개를 잡아먹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애로운 성품을 강조하기 위해 집에서 기르는 개를 잡아먹지 않았다는 일화를 거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역시 기르던 개를 잡아먹는 것은 차마 못할 짓으로 여겨지지 않았나 합니다. 조선후기의 학자 연경재(硏經齋) 성해응(成海應)의 말입니다. 

“공자가 말하길, ‘수레를 덮는 낡은 천을 버리지 않는 이유는 개를 묻어줄 때 쓰기 위해서이다.’라고 하였다. 공자가 말한 개는 사냥개와 집 지키는 개고, 경전에 나오는 개고기 국은 먹는 개로 만든 것이다. 사냥개는 사냥을 하고 집 지키는 개는 도둑을 막으니, 사람을 위해 일하므로 먹지 않는다. 내가 예서(禮書)를 살펴보니 제사에 희생으로 쓰는 소는 일을 시키지 않고, 농사짓는 데 쓰는 소는 희생으로 쓰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사람은 소를 부려 농사를 짓고 힘이 다하면 죽여서 먹으니 몹시 한탄스러운 일이다.”

기르는 짐승과 먹는 짐승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처럼 개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도 있었고, 여러 가지 이유로 먹지 않은 사람도 있었던 것입니다. 보신탕 논쟁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출처 : TBS FM '열린아침 송정애 입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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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fe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