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늦게 포스팅 해본다.


한문학자 장유승의 길에서 만난 고전 : 2012년 5월 28일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버티는 사람을 두고 '고집을 부린다'고 합니다. 원래 고집은 좋은 뜻으로, 공자의 손자 자사가 지었다는 《중용(中庸)》이라는 책에 나오는 말입니다.

"진실한 것은 하늘의 도(道)이며, 진실되고자 노력하는 것은 사람의 도(道)이다. 진실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옳은 일을 선택해서 굳게 지켜야 한다."

《중용(中庸)》에서는 무턱대고 고집할 것이 아니라 택선고집(擇善固執), 옳은 일을 선택해서 고집하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고집을 부리려면 무엇이 옳은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믿는 사실이 옳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즉시 고집을 버리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서 무턱대고 고집하는 것을 교주고슬(膠柱鼓瑟)이라고 합니다. 거문고의 기러기발에 아교를 칠하여 현을 고정시킨 채 연주한다는 뜻입니다. 현악기는 시간이 지나면 줄이 느슨해지므로 수시로 조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귀찮다고 아교를 칠해서 줄을 고정하면 당장은 좋지만 나중에 다시 조일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교주고슬(膠柱鼓瑟)은 자기만 옳다고 믿는 아집(我執)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옳은 일을 선택해서 지키는 고집과 자기 소견만 믿고 버티는 아집(我執)은 전혀 다릅니다. 태도를 바꿀 용의가 있으면 고집이고, 없으면 아집입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지키면 고집이고, 이익이 있다고 버티면 아집입니다. 대화하고 토론하며 지키면 고집이고, 귀를 막고 버티면 아집입니다. 작은 문제도 심각하게 보고 지키면 고집이고, 작은 문제는 대수롭지 않다며 버티면 아집입니다. 일관된 입장을 지키면 고집이고, 말을 바꾸거나 자리를 피해다니면서 버티면 아집입니다.

19대 국회가 곧 시작될텐데 논문표절, 성추행, 경선비리에 연루된 부적격 당선자들이 당 안팎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굳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 고집이 없으면 그런 자리에 올라가지도 못했겠지만, 지금이라도 교주고슬(膠柱鼓瑟)이 아니라 택선고집(擇善固執)의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출처 : TBS FM '열린아침 송정애 입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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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fe 스토리